‘반이민 행정명령’ 법원서 또 제동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수정 '반이민 행정명령’이 또 다시 연방항소법원에서 제동이 걸렸다. 워싱턴주 시애틀의 제9 연방항소법원은 12일 트럼프 대통령의 수정명령 효력을 중단한 하급심의 판결을 그대로 유지하라고 만장일치로 결정했다. 법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국적에 따라 사람들을 차별함으로써 미국 이민법을 위반했고, 관련자들의 입국을 지연함으로써 국익을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다만 법원은 행정명령이 종교적 차별을 금지한 헌법을 위반했는지에 대해서는 판결하지 않았다. 앞서 지난달 25일 버지니아주 리치먼드의 제4 연방항소법원도 수정 행정명령에 대한 효력 중단이 정당하다고 판결했고, 이에 법무부는 판결의 부당함을 주장하며 대법원에 항소했다. 한편 반이민 행정명령이 법원에서 제동이 걸린 상황이지만, 입국금지 대상 6개 이슬람국가 국민의 미국 입국은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AFP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3월 2차 수정 행정명령에서 입국금지 대상국으로 지정된 이란, 리비아, 소말리아, 수단, 시리아, 예멘 등 6개국에서 3∼4월 미국으로 입국한 사람은 6372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만2100명에서 47.3%나 줄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1월 이라크와 이란, 리비아, 소말리아, 수단, 시리아, 예멘 등 이슬람권 7개국 국적자와 난민의 입국을 90일간 금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으나, 시애틀 연방지방법원과 샌프란시스코의 제9 연방항소법원에서 잇따라 저지돼 시행이 중단됐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3월 입국금지 대상 7개국 중 이라크를 제외한 6개국 국적자에 한해 기존 비자 발급자와 영주권자에 대한 입국은 허용하고, 신규 신청자는 90일간 입국을 금지하는 내용의 2차 수정 행정명령을 발동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1, 2심 법원에서 제동이 걸려 지난 1일 대법원에 상고했다. 2차 수정 행정명령이 법원에 의해 일단 제지된 상황이지만, 비자 발급 절차가 지연된 데다 심리적 영향까지 더해져 해당 국가의 미국행이 많이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1차 행정명령 직후인 2월 이들 6개국에서의 미국 입국은 4277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소폭 둔화했지만 큰 감소세는 아니었다.